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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자동화, 7일 써보니 오히려 직접 확인한 부분

읽는 시간 약 13분

온라인 판매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동화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상품 하나씩 보고, 가격 하나씩 고치고, 품절 여부도 직접 확인한다. 그런데 상품 수가 늘어나면 이게 생각보다 금방 버거워진다.

처음에는 그냥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되는 줄 알았다. 아침에 한 번 보고, 저녁에 한 번 보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됐다. 주문 확인하고, 고객 문의 보고, 원가 바뀐 상품 확인하고, 판매중지된 상품 있는지 보고, 다시 공급처 가격까지 열어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특히 원가 변동이 제일 신경 쓰였다. 판매가는 그대로인데 공급처 원가만 올라가 있으면 마진이 조용히 줄어든다. 품절은 그나마 티가 난다. 주문을 넣으려고 보면 품절이라고 떠 있으니까. 그런데 원가 변동은 내가 다시 열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게 몇 번 쌓이고 나니 자동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냥 판매중인 상품 중에 공급처 원가가 바뀐 상품, 품절된 상품, 가격 차이가 너무 벌어진 상품 정도만 빨리 알고 싶었다. 사람이 하나씩 열어보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온라인 판매 자동화를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했다.

처음 7일은 편한 것보다 불안한 게 더 컸다

자동화를 쓰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다. 내가 직접 안 봐도 알아서 확인해주고, 이상한 상품만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7일 정도는 오히려 더 자주 확인했다.

자동화가 제대로 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원가를 잘 가져오는지, 품절 상태를 맞게 읽는지, 공급처 페이지가 바뀌면 오류가 나지 않는지 계속 확인하게 됐다. 자동화를 믿으려고 만든 건데, 처음에는 자동화 자체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게 조금 웃겼다.

사람이 귀찮아서 자동화를 만들었는데, 자동화가 맞게 도는지 보려고 사람이 또 붙어 있었다. 처음 며칠은 그런 상태였다.

특히 상품 가격이 조금 다르게 잡히는 경우가 있었다. 공급처 페이지에서 쿠폰가가 적용된 가격인지, 기본 판매가인지, 배송비 포함인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졌다. 내가 눈으로 보면 바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동화는 기준을 정확히 잡아줘야 했다.

그때 알았다. 자동화는 알아서 똑똑하게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기준을 잘못 주면 잘못된 걸 빠르게 반복하는 도구였다.

가장 먼저 틀어진 건 원가였다

자동화에서 제일 기대했던 건 원가 확인이었다. 공급처 원가가 기존보다 일정 금액 이상 오르면 표시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기존 원가보다 500원 이상 오르면 확인 대상에 넣는 식이다.

그런데 막상 돌려보니 원가라는 게 생각보다 깔끔한 숫자가 아니었다.

어떤 상품은 쿠폰이 적용돼야 실제 원가가 맞고, 어떤 상품은 배송비를 따로 봐야 했다. 옵션별 가격이 다른 상품도 있었다. 기본 상품 가격은 그대로인데 옵션 가격만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자동화가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실제와 다르게 잡힐 수 있었다.

한 번은 자동화상으로 원가 변동이 없다고 나왔는데, 직접 들어가 보니 배송비 조건이 바뀌어 있었다. 상품 가격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무료배송 조건이 사라지면서 실제 비용은 늘어난 상태였다.

그 화면을 보고 잠깐 멈췄다.

가격만 보면 안 되는구나.

사람이 직접 볼 때는 상품가와 배송비를 같이 보는데, 자동화는 내가 그렇게 시키지 않으면 상품가만 본다. 당연한 일인데, 직접 겪으니 더 크게 느껴졌다.

자동화가 알려주는 것과 내가 판단해야 하는 것은 달랐다

처음에는 자동화가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원가가 오르면 알려주고, 품절이면 알려주고, 가격이 이상하면 표시해주면 끝이라고 봤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동화가 알려주는 건 신호에 가까웠다. 판단은 여전히 내가 해야 했다.

원가가 700원 올랐다고 무조건 판매중지할 건지. 판매가를 올릴 건지. 경쟁자 가격을 보고 조금 더 기다릴 건지. 공급처를 바꿀 수 있는지. 이건 자동화가 대신 결정해주지 않았다.

품절도 마찬가지였다. 일시 품절인지, 완전 품절인지, 다른 옵션은 살아 있는지, 대체 공급처가 있는지 봐야 했다. 자동화는 “품절로 보임” 정도만 알려준다. 그다음에 판매를 멈출지, 수량만 줄일지, 다른 링크로 바꿀지는 내가 봐야 했다.

처음엔 이게 조금 실망스러웠다. 자동화를 만들면 일이 확 줄어들 줄 알았다. 그런데 줄어든 건 반복 확인이었고, 남은 건 판단이었다.

오히려 그 판단이 더 선명해졌다. 예전에는 이상한 상품을 늦게 발견해서 허둥댔다면, 이제는 빨리 발견한 뒤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했다.

알림이 너무 많으면 또 안 보게 됐다

자동화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건 알림 기준이었다. 처음에는 많이 잡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작은 변화도 다 알려주면 안전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뜨면 안 보게 된다.

원가 100원 변동, 배송비 문구 변경, 옵션명 변경, 일시적인 페이지 오류까지 전부 알림처럼 쌓이면 나중에는 진짜 중요한 걸 놓칠 수 있다. 사람은 결국 화면을 봐야 한다. 알림이 너무 많으면 그것도 또 일이 된다.

그래서 기준을 조금씩 줄였다. 원가가 일정 금액 이상 움직인 상품, 품절로 보이는 상품, 공급처 페이지가 아예 열리지 않는 상품, 판매가와 원가 차이가 너무 줄어든 상품. 이런 식으로 봐야 할 것만 남기려고 했다.

자동화는 많이 알려주는 것보다, 내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것만 알려주는 게 더 중요했다. 이걸 처음에는 몰랐다.

상품 100개가 넘어가면 기억으로는 안 됐다

상품 수가 적을 때는 대충 기억이 난다. 이 상품은 어디서 샀고, 원가는 얼마쯤이고, 배송비는 어떻게 붙는지 어느 정도 떠오른다. 그런데 상품이 100개를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슷한 상품명이 많아지고, 공급처도 섞인다. 어떤 상품은 쿠팡에서만 팔고, 어떤 상품은 스마트스토어에도 올려둔다. 어떤 건 위탁이고, 어떤 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온다.

그때부터 구글시트가 필요했다. 자동화도 결국 기준 데이터가 있어야 움직인다. 상품명, 판매 링크, 공급처 링크, 기존 원가, 배송비, 판매가, 마지막 확인일. 이런 게 정리되어 있어야 변화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시트 작성이 귀찮았다. 상품 하나 더 올리는 게 더 생산적인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나중에는 시트가 없으면 자동화도 애매했다. 비교할 기준이 없으면 변화를 알 수 없으니까.

자동화보다 먼저 필요한 건 정리된 표였다.

엉킨 데이터는 자동화하면 더 빨리 엉켰다

이 부분이 제일 현실적이었다. 처음에 내가 입력한 링크가 틀리면 자동화도 틀린 곳을 본다. 상품명과 공급처 링크가 안 맞으면 엉뚱한 상품 원가를 가져올 수 있다. 옵션이 여러 개인데 대표 가격만 적어두면 실제 마진과 다르게 나온다.

자동화는 내가 엉켜둔 걸 풀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엉킨 상태를 더 빠르게 보여줬다.

한 번은 시트에 적어둔 공급처 링크가 오래된 페이지였다. 자동화는 계속 그 링크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실제 판매 가능한 상품은 다른 페이지로 옮겨져 있었다. 자동화 결과만 보면 이상이 없었지만, 실제로는 내가 잘못된 기준을 보고 있던 셈이다.

그걸 보고 나니 시트부터 다시 봐야 했다. 자동화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관리하던 기준이 오래된 거였다.

그날 꽤 많은 링크를 다시 열어봤다. 귀찮았다. 정말 귀찮았다. 그런데 안 할 수가 없었다. 기준이 틀리면 자동화가 아무리 잘 돌아도 의미가 없었다.

온라인 판매 자동화가 줄여준 일과 못 줄여준 일

자동화를 조금 써보니 줄어든 일은 분명히 있었다. 매일 모든 상품을 하나씩 열어보는 부담은 줄었다. 적어도 어떤 상품을 먼저 봐야 하는지 순서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

원가 변동이 큰 상품, 품절 가능성이 있는 상품, 공급처 링크가 깨진 상품을 먼저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기억나는 상품부터 봤다. 그러다 보면 잘 팔리는 상품만 보고, 애매한 상품은 계속 뒤로 밀렸다.

자동화가 있으니 뒤로 밀린 상품도 한 번씩 걸렸다. 그건 좋았다.

하지만 못 줄여준 일도 있었다. 판매를 계속할지 말지 결정하는 일. 가격을 올릴지 내릴지 정하는 일. 대체 공급처를 찾는 일. 고객에게 어떻게 안내할지 정하는 일. 이런 건 그대로 남았다.

결국 자동화는 판매자의 판단을 없애주지 않았다. 판단할 시간을 조금 앞당겨줬을 뿐이다.

사람이 봐야 하는 상품은 여전히 있었다

특히 건강식품이나 브랜드 상품처럼 민감한 카테고리는 자동화만 믿기 어려웠다. 원가와 품절만 보면 되는 상품도 있지만, 어떤 상품은 유통경로, 소명 가능성, 상품 정보 변경까지 같이 봐야 한다.

자동화는 숫자를 잘 본다. 하지만 맥락은 사람이 봐야 했다.

예를 들어 공급처 상품명이 살짝 바뀌었을 때, 그게 단순 문구 수정인지 구성 변경인지 봐야 한다. 이미지가 바뀌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용량이 달라졌는지, 패키지만 바뀐 건지, 옵션이 새로 나뉜 건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건 자동화가 표시해줘도 결국 사람이 열어봐야 한다. 그래서 모든 걸 맡기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대신 자동화가 먼저 발견하고, 내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구조가 맞았다.

자동화를 쓰고 나서 오히려 상품을 줄였다

조금 의외였던 건 자동화를 쓰고 나서 상품을 더 늘린 게 아니라, 오히려 몇 개를 줄였다는 점이다. 자동화 결과를 보니 계속 문제로 잡히는 상품들이 있었다.

원가가 자주 바뀌는 상품.

품절이 자주 나는 상품.

공급처 링크가 자주 바뀌는 상품.

배송비 조건이 자꾸 달라지는 상품.

예전에는 이런 상품들을 그냥 감으로만 느꼈다. “이 상품 좀 피곤하네.” 정도였다. 그런데 자동화 결과로 자주 걸리는 걸 보니 더 확실해졌다. 이 상품은 관리 비용이 높은 상품이구나.

몇 개는 판매중지했다. 팔릴 가능성이 있어도 계속 확인해야 하는 상품은 오래 가져가기 어려웠다. 특히 마진이 얇은 상품은 더 그랬다. 원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흔들리니까.

자동화는 상품을 많이 관리하기 위해 만든 건데, 막상 써보니 어떤 상품을 버려야 하는지도 보여줬다.

자동화보다 중요한 건 내가 감당할 상품 수였다

처음에는 자동화를 쓰면 상품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는 맞다. 반복 확인을 줄여주면 관리 가능한 범위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동화가 걸러줘도 결국 내가 봐야 하고, 결정해야 하고, 수정해야 한다. 상품 수가 너무 많으면 알림도 많아지고, 판단할 것도 많아진다.

그래서 질문이 바뀌었다.

자동화하면 몇 개까지 올릴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가 하루에 몇 개까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더 현실적이었다. 온라인 판매는 숫자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상품마다 상황이 다르고, 공급처마다 조건이 다르고, 플랫폼마다 반응이 다르다. 자동화가 도와줄 수는 있어도 전부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온라인 판매 자동화는 일을 없애는 게 아니라 늦게 터질 일을 빨리 보여줬다

7일 정도 써보고 나서 느낀 건 이거였다. 자동화는 일을 없애주는 도구라기보다, 늦게 발견할 문제를 조금 빨리 보여주는 도구에 가까웠다.

예전에는 원가가 오른 상품을 며칠 뒤에 알았다. 품절 상품도 주문이 들어온 뒤에 알 때가 있었다. 공급처 링크가 바뀐 것도 나중에야 봤다. 자동화는 이런 것들을 조금 일찍 보게 해줬다.

그건 분명 도움이 됐다. 하지만 그다음은 여전히 내 일이었다. 판매가를 수정할지, 상품을 내릴지, 다른 공급처를 찾을지, 그냥 지켜볼지. 그 판단은 자동화 버튼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동화가 생기면 온라인 판매가 훨씬 편해질 줄 알았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본다. 자동화는 편해지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덜 망가지기 위한 안전장치에 가까웠다.

자동화를 쓰면 게을러져도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준을 더 정확히 정해야 했다. 어떤 변화에 반응할지, 어느 정도 금액부터 볼지, 어떤 상품은 직접 확인할지. 이런 기준이 없으면 알림만 많아지고 일은 줄지 않는다.

온라인 판매 자동화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모든 걸 맡기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반복해서 놓치는 부분이 뭔지 먼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원가인지, 품절인지, 배송비인지, 판매중지인지. 그걸 알아야 자동화도 쓸모가 생긴다.

나는 처음에 자동화가 일을 대신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7일 써보고 나니, 자동화는 내가 놓치던 일을 더 빨리 보여주는 쪽에 가까웠다. 편해진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 확인은 사람이 해야 했다.

MARK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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